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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로, 백일몽, 전신주, 은박지, 모래시계] 타닥타닥.달빛도 없는 가을의 산속은 싸늘하다.주변에 보이는 나뭇가지들을 모아 불을 지펴 체온을 유지했다.돌로 화로를 만들고 타들어 가는 나뭇가지를 보며 불멍을 때렸다.‘어쩌다 이 지경이 됐지..?’잘나가는 사업가였다.승승장구하며 규모를 키워나갔다.세상이 쉬워보였다. 생각대로 일이 흘러갔고 그 흐름은 영원할 것 같았다.‘그때 그 새끼만 아니었으면…’지인 소개로 좋은 투자처를 소개받았다.듣기에 타당했고, 나의 운을 지금의 흐름을 믿고 투자했다.알고보니 사기꾼이었다.단 한번의 실패.승승장구하던 흐름은 도미노처럼 무너졌다.나의 성공은 백일몽처럼 끝나버렸다.빚쟁이들을 피해 산으로 숨었다.이것이 현재 상황.하루 이틀은 가능할지 몰라도 이렇게 숨어 살 수는 없다.나도 모르게 잠에 들었다.얼굴을 촉촉히 적시는 부슬비에.. 2025. 9. 22.
[체념, 세면대, 우편함, 파손, 캔커피] -포기해라, 필멸자여. 고작 인간의 몸으로 무엇을 할 수 있단 말이냐?유황냄새가 코를 찌르고, 주변을 불태우는 화염의 연기에 눈이 따갑다.목소리도 내기 힘들 만큼.고통의 비명을 내 지를 힘조차 없다.-사.. 살려줘.'방금 내가 뭐라고 했지? 살려달라고? 적에게 목숨을 구걸해서 살아봐야...'-크크크크큭. 네 꼴이 우습구나. 네 동료들의 희생으로 살아남았거늘. 목숨을 구걸하다니. 유희로다.알겠다. 살려 보내 주마.'제.. 젠장..'살려준다는 말에 나도 모르게 안심이 됐다.-종말은 다가오고 있다. 살려 보내주는 것은 이 번뿐이니, 설치지 말고 종말을 맞이해라 푸하하하-으아아아아아악!!!쿵."오빠!! 잠꼬대 좀 적당히 해!!!"동생의 고함에 정신을 차렸다.'시발, 또 악몽을..'세면대에서 얼굴에 찬물을 끼얹자.. 2025. 9. 21.
[기차역, 우산, 사탕, 자정, 기억] -저기 뭘 만든다는 거야?-이번에 베르세르 공작이 이 지역에 기차역을 만든다고 했었는데...-기차가 뭔디?-거 있잖여.. 큰 상자에 사람들이랑 물건 태우고 왔다 갔다하는 거...한복을 입은 사내들이 왔다갔다 하며 공사현장을 보고 수군거렸다.'기차역이라...'이번엔 조금 전개 속도가 빠르군.조선말기 영국과의 협정을 통해 철도를 깔기로 했다.'원래 역사라면.. 일본에 의해 지어졌겠지만..'지금은 정당한 국교를 다지기 위한 절차로 역사는 평화롭게 흘러가고 있다.'이게 가능했던 건.. 이 우산 덕분이었지'야근 후 집으로 향하던 어느 날,리어카에 폐지를 잔뜩 실은 노파가 언덕길을힘겹게 올라가는 것을 도와드렸다가 고맙다며 받은 낡은 우산과 사탕.한사코 거절했지만, 노파의 표정이 워낙 살벌했던 터라 어쩔 수 없이 받.. 2025. 9. 21.
[개표, 복권, 쇄골, 노점상, 갈라지다] 천사와 악마. 그들의 싸움은 여전히 지속되는 가운데, 천상에서의 개표가 시작되었다. 무엇을 위한 투표냐고? 당연히 누가 지상의 지배권을 행사할 것인지에 대한 것이다. 악마가 지배할 때에는 역병, 전쟁이 끊이질 않았고.천사가 지배 하는 시기에는 평화와 공존, 사랑이 넘쳐 인구수가 폭발적으로 증가하고는 했다. 영생의 존재들에게는 그저 유희에 불과하지만,인간에게는 어떤 시대를 보내게 될 것인지 결정이 된다고 봐도 무방했다. 기존에는 천사와 악마들이 전투를 벌여서 주도권을 획득했지만, 미디어의 시대.유튜브, 넷플릭스같은 콘텐츠를 접한 지상의 존재들은 그들의 개표를 유튜브로 중계하겠다고 선포한 것. 인간들은 반신반의하며 개표 방송을 시청한다. 노점상을 운영하는 진도준 또한 마찬가지.. ‘세상이 아무리 미쳐 돌아간.. 2025. 9. 2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