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기 뭘 만든다는 거야?
-이번에 베르세르 공작이 이 지역에 기차역을 만든다고 했었는데...
-기차가 뭔디?
-거 있잖여.. 큰 상자에 사람들이랑 물건 태우고 왔다 갔다하는 거...
한복을 입은 사내들이 왔다갔다 하며 공사현장을 보고 수군거렸다.
'기차역이라...'
이번엔 조금 전개 속도가 빠르군.
조선말기 영국과의 협정을 통해 철도를 깔기로 했다.
'원래 역사라면.. 일본에 의해 지어졌겠지만..'
지금은 정당한 국교를 다지기 위한 절차로 역사는 평화롭게 흘러가고 있다.
'이게 가능했던 건.. 이 우산 덕분이었지'
야근 후 집으로 향하던 어느 날,
리어카에 폐지를 잔뜩 실은 노파가 언덕길을
힘겹게 올라가는 것을 도와드렸다가 고맙다며 받은 낡은 우산과 사탕.
한사코 거절했지만, 노파의 표정이 워낙 살벌했던 터라 어쩔 수 없이 받아온 것이 화근이었다.
일하면서 당도 떨어졌던 터라,
사탕을 입에 물고 우산을 지팡이 삼아 터벅터벅 집으로 가던 것을 마지막으로 내 현생의 기억은 끝났다.
-댕댕댕
귓가에 들려오는 종소리.
나도 모르게 종소리를 속으로 세어보니
12번.
자정을 알리는 건가?
'근데 21세기에 종소리가 왜?'
화들짝 놀라 정신을 차려보니
유럽의 어느 도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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