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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각 소설

[목걸이,폐허,입맞춤,경계선,매미]

by Re:무기 2025. 9. 21.

-찌르르찌르르

 

고된 삶의 여정의 끝에 탈피 후 나무에 붙어 울어대는 매미들.

 

그들의 전성기가 한참인 여름.

 

사우나를 연상케하는 습하고 뜨거운 공기가 한참이다.

 

전쟁의 폐허 속에서도 자연의 굴레는 계속해서 굴러간다.

 

-도대체 마법사들은 언제 도착하는 거야? 치유사는?

 

부대의 깃발 아래 서있는 장군의 불평.

 

‘그러게 모두가 반대했잖아…’

 

적의 상황을 파악하지도 않고 선제공격을 감행한 것도.

 

모두의 만류를 만류한 것도 모두 저 사내였다.

 

이제 와서 마법사랑 치유 사들을 찾고 있는 모습에 부대 원들은  

 

침묵 속에 고개 숙였다.

 

마침, 급하게 지원을 요청하러 갔던 병사가 도착했다.

 

-장군님.. 이번 전투에 추가 지원은 없을 거라고 합니다.

이대로 전진하거나 후퇴를 결정하시랍니다.

 

소식을 들은 패티르 장군의 얼굴은 일그러졌다.

 

“성안에 처박혀서 깃펜만 굴리는 놈들이. 감히..!”

 

전진한다는 것은 무모한 공격. 

 

리스크는 크지만 성과를 크게 올릴 수 있다.

 

후퇴한다는 것은 부대원들의 안전은 보장하되, 패티르 장군은 이 결정에 대해 책임을 지게 될 것이다.

 

몇 번의 전투 끝에 부대원들은 장군의 성향을 꿰뚫고 있었다.

 

‘우리의 안전은 신경 쓰지 않겠군’

‘개죽음당할 게 뻔한데..’

‘이럴 줄 알았으면 윤락가라도 가서 동정 떼고 오는 건데…’

 

병사들은 각자의 방식으로 다가오는 죽음을 맞이할 준비를 했다.

 

장군은 결심한 듯 병사들을 집합시켰다.

 

-우리는 성전을 위해 이곳에 왔다! 이 전투를 마친 우리는 신의 품으로.

천국으로 가거나, 천국의 보상을 받게 될 것이다! 

전군 진격!!

 

화염마법과 얼음마법이 사방에서 쏟아지는 이 전장에서 활과 검으로 적을 상대해야 한다는 것은 무모하다는 것을.

 

이곳에 있는 모두가 알고 있다.

 

‘어차피 죽는 마당이니까.. 열어봐야겠다’

 

전투에서 목숨을 위협할 만큼 위험한 상황이 오면 열어보라고 부모님께 받았던 목걸이.

 

-우리는 널 사랑한단다

 

정도의 쪽지나 들어있겠지.

 

목걸이에 입을 맞추고 펜던트를 열었다.

 

-꺄하하하하! 드디어 봉인이 풀렸구나! 다 죽여주마!!!!

 

빨간 머리 광년이 허공으로 튀어나왔다.

 

‘유령?’

 

다른 이들처럼 이 세상에 선명하게 존재하는 것 같지 않았다.

 

마치 생과 사의 경계선에 있는 듯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