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말이 아쉬웠지만, 끝까지 데려가긴 했던 이야기
결말만 아니었다면 오래 기억했을 소설이다.
이 작품은 친구가 보던 소설 속 세계로 빙의한 주인공이,
처음부터 “이 세계를 파괴하겠다”는 목표를 품고 움직이는 이야기다.
정서적으로는 꽤 거칠다. 대화 속엔 패드립이 난무하고,
읽다 보면 불쾌함과 웃음이 묘하게 공존한다.
그럼에도 이상하게 손에서 놓이지 않았다.
필력과 몰입감은 분명했다
작가의 필력이 좋다고 느꼈다.
문장이 막히지 않았고, 전개를 따라가는 데 부담도 없었다.
캐릭터들의 성격 역시 초반에 설정한 틀을 비교적 잘 유지해 왔다고 느꼈다.
그래서일까.
읽는 동안은 소설 속 세계로 꽤 깊이 들어갔다.
오랜만에 “며칠을 함께 보낸 모험”이라는 감각을 느꼈다.
문제는 후반, 그리고 주인공의 부재였다
후반부로 갈수록 읽는 감정은 급격히 식었다.
기대는 남아 있는데, 그 기대를 쓸 곳이 사라진 느낌이었다.
외전이 사실상 2편으로 느껴졌다.
주인공 레이가 얼음 속에 봉인된 채 흐르는 10년.
이 선택은 조연들의 공기화를 막기 위한 시도였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결과적으로는,
주인공 없이 소설을 이끌어가는 구조 자체가 매력이 약했다.
레이가 없는 상태에서 제국이 위기를 맞고,
그가 생전에 준비해 둔 안배들이 하나씩 작동하지만
조연들이 힘을 얻어도 감흥이 크지 않았다.
이야기의 중심이 빠져버리니
주변만 맴도는 느낌이 강하게 남았다.
특히 아쉬웠던 캐릭터, 카렌
카렌은 외모적으로도, 설정적으로도 눈에 띄는 캐릭터였다.
하지만 결국 “몸매가 좋고 외모가 출중한 인물” 이상으로 확장되지 못했다.
만약 카렌에게도 명확한 능력이나 서사가 부여됐다면 어땠을까.
평범한 인물로 성장한 선택이 나쁘다고 단정할 수는 없지만,
아쉬움이 남는 건 사실이다.
그래도, 재미는 분명했다
‘웹소설 작가’라는 직업을 꿈꾸는 지망생으로서,
재미있었느냐, 없었느냐 둘 중 하나를 고른다면
망설임 없이 전자다.
조금 더 덧붙이자면,
결말은 아쉬웠지만,
그 세계로 나를 온전히 데리고 들어갔던 소설이었다.
레이의 여정을 함께할 수 있었던 건 분명 즐거운 경험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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